흐린날들의 풍경들/내 마음의 잔상(殘像)(34)
-
인생의 가을 이야기 / edmondus
모두들 떠난다.우리는 每日 떠나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표표히 生을 마감하고 떠나며 또 누군가는 떠나는 삶을 안타깝게 배웅한다.우리는 한번 오고 가고 나면 다시는 올 수 없는 외로운 지구별 旅行者.사는 날 동안은 이 낯선 行星에서 매일 이별하는 연습을 하며 살고 있다. 떠날 자를 떠나보내는 일은 남은 자들의 몫.삶의 끝자락에 섰다면 품어 안지 않을 虛無가 또 무엇이겠는가?아주 離別하는 瞬間에 섰다면 容恕하지 못한 허물이 또 무엇이겠느냐?삶은 傷處 속에서도 걸어야 하고 아픈 記憶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이 가을, 아름다운 丹楓에 목이 탄다.표표히 날리는 時間들이 잠시 홀로 숲길을 걷던 사람의 어깨위로 더깨처럼 쌓인다.쓸쓸했던 사람의 가슴속에도 더러 마음 설레는 葉書 한 장쯤은 쓰고 싶은 모양이다..
2019.10.31 -
떨어진 능소화 주홍꽃 한송이를 줍다. / edmondus
[‘능소화(凌霄花)’ 예담출판사 2006년9월20일출간 지은이 조두진]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라는 副題도 붙어 있다. 비오다 맑게 갠날 2019년 7월10일 사천도서관에서 빌려 읽음 ‘사람이 잊지 못할 슬픔이나 고통은 없다고 들었다. 세월은 강철을 녹이고도 남을 만큼 강하다고 했다. 그 어..
2019.07.12 -
노량! 그 바닷가에 다시 서고 싶다. /edmondus
서늘한 햇살 한 줌 가슴에 얹고 바위그늘에 몸을 기댔다.그냥 바닷바람이 쓸쓸했다.이미 이순을 넘긴 이 늦은 나이에도 이길 수는 없었지만 견딜 수는 있었던 그리운 사람들이 멀리서 손을 흔든다.삶이 어깨를 툭 치며 내게 물었다. ‘너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가?’ 갑자기 아득해졌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 풍토병을 앓듯 바람 부는 바닷가 우체국에서 편지를 썼다.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애써 절반만 채운 그리움을 엽서 위에 꼭꼭 눌러 담았다.가슴 깊이 숨겨둔 반의 그리움도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다른 한 손으로 다독거려가며... ... .한 장은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은 있겠거니 했던 젊었던 시절의 지독히 쓸쓸했던 나에게, 그리고 또 한 장은 이 나이 되도록 함께 살아 왔으면서도 여전히 낯설기만 했던 나에게..
2018.01.17 -
33년만에 그 아이들이 풍경에서 걸어나왔다./edmondus
33년만에 그 아이들이 풍경에서 걸어나왔다./edmondus 그 아이들과 함께 마주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낡은 앨범첩 風景 속에서 바람이 일어 오래전 묻어두고 살았던 記憶 속 먼지를 털어낸다. 그러고 보니 일상의 소소한 기쁨의 치수가 어디 작은 幸福만큼의 크기 뿐이겠는가?늙수그레한 내 모습도 그 옛날의 앨범속에서 걸어나온 내 아이들과 같이 서 있으니 어느새 행복한 少年의 얼굴을 닮아있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자기가 만들며 살아온 세월을 닮아간다고 했는데 나 역시 주변 풍경을 따라 자연스럽게 늙어 가고 있는 중이겠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아닐 것이다. 33년만에 이미 중년을 훌쩍 넘겨버린 이 아이들이 내 눈앞에 불쑥 모습을 드러냈던 그 순간젊기만 했던 한 때 가난했고 무거운 짐만 잔뜩 울러..
2015.03.11 -
그 곳 풍경이 다시 그립다./ edmondus
그 곳 풍경이 다시 그립다./ edmondus 수상한 세월이었다. 한때 젊다는 것과 건강한 남자라는 이유로 국가는 나를 거친 산기슭에 3년 가까이 세워 두었다. 도리 없이 젊은 시간 한때를 그곳에서 보내야만 했다. 사람들은 그 시간들을 ‘국방의 의무’라고 했고 또 ‘진짜 사나이’란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을 해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금싸라기같이 아까운 시간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다들 어쩔 수 없이 끌려가듯 들어선 길이었고 한번 들어서면 원한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길도 아니었다. 이제 耳順을 넘기고 나니 문득문득 젊었던 시절 그때 생각을 떠올린다. 무섭게 눈 쏟아져 내리는 새벽 같은 아침만 어리둥절했을까? 하루 다르지 않게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는 일이 늘 춥고 낯설었던 강원도 중동부..
2014.12.05 -
오늘 어머니는 병원에서 다시 퇴원을 하셨다.
(어머니 칠순여행 - 제주도 범섬 잠수선 해저여행기념사진 2001년 1월 사진에 빠진 장남은 군복무중이었음) 오늘 어머니는 병원에서 다시 퇴원을 하셨다. 입 퇴원을 여러 차례 반복을 하셨으니 달리 의미로울 것도 없지만 내게는 가슴 먹먹해지는 일이다. 지난해 여름 무렵 집 앞 계단에서 삐걱 넘어진 일로 고관절을 다치셔서 가까운 제일병원에서 3달 가까이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으신 일 이후로 걷는 일은 스스로는 할 수 없게 되었고 또 치매가 심해져 많은 걸 잊으셨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큰 손자마저 알아볼 수 없게 되었고 또 자주 못 보는 아들의 얼굴 이름조차 모두 잊으셨다. 병원입원 중 잠시 틈이 생겨 30년을 넘게 살던 집으로 모셔갔으나 이미 집마저 알아보시지 못하셨다. 세상살이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편안하..
201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