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2013. 3. 12. 04:42ㆍ세월이 지나가는 소리/나에게 보내는 시
가을 하늘에 눈이 부신다.
계절은 어느새 슬쩍 한발을 디밀고 마당 안을 기웃거리고 있다.
제법 인심이 넉넉해진 가을 햇살에 뒷덜미가 따뜻하다.
하동 땅 북천 코스모스 핀 들판에는 우수수 가을바람이 부서지고 있다.
해마다 넓은 땅에 축제를 준비해서 사람을 불러 모은다.
저 넓은 들판이 온통 코스모스, 메밀꽃으로 숨을 멎을 듯 흐드러진다.
꽃길을 따라 걷게 되면 오래전 흘려 버렸던 추억이라도 하나 다시 줍게 될까?
눈부신 까닭에 하늘을 보니
해는 어느새 하늘 머리맡에 섰다.
나이가 들고 보면 지나온 인생길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법
내 부끄러운 과거의 기억들이 더 선정적으로 발가벗고
코스모스 핀 들판에 드러누워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걸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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