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가는 소리/나에게 보내는 시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이 준 관 에드몬드 2012. 12. 16. 00:21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이 준 관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시골 버스를 탄다시골버스에서는사람 냄새가 난다.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낯모르는 내 손에고향 불빛 같은 감을쥐어주기도 한다.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아주머니의 사투리가 귀에 정겹다.창문 밖에는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선은행나무가 보이고,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어머니가 싸주는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버스를 탄다.하늘과 바람과 낮달을 머리에 이고---시집 『부엌의 불빛』(시학, 2005) Till/Richard Clayder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