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들의 풍경들/내 마음의 잔상(殘像)

오늘 어머니는 병원에서 다시 퇴원을 하셨다.

에드몬드 2014. 11. 24. 10:06

 

 

 

 

(어머니 칠순여행 - 제주도 범섬 잠수선 해저여행기념사진 2001년 1월 사진에 빠진 장남은 군복무중이었음)

 

 

오늘 어머니는 병원에서 다시 퇴원을 하셨다.

입 퇴원을 여러 차례 반복을 하셨으니 달리 의미로울 것도 없지만 내게는 가슴 먹먹해지는 일이다.

 

지난해 여름 무렵 집 앞 계단에서 삐걱 넘어진 일로 고관절을 다치셔서 가까운 제일병원에서 3달 가까이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으신 일 이후로 걷는 일은 스스로는 할 수 없게 되었고 또 치매가 심해져 많은 걸 잊으셨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큰 손자마저 알아볼 수 없게 되었고 또 자주 못 보는 아들의 얼굴 이름조차 모두 잊으셨다. 병원입원 중 잠시 틈이 생겨 30년을 넘게 살던 집으로 모셔갔으나 이미 집마저 알아보시지 못하셨다.

세상살이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되신 건 다행이지만 그걸 감당해내야 하는 우리가족들의 노고가 적지 않다.

 

퇴원 이후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신 일로 스스로 걷는 일이 어려워 할 수 없이 집을 두고 문산에 있는 진주노인요양전문병원으로 입원하신 건 201310월경이었다, 그러다 다시 내가 근무하는 학교 앞 길벗노인요양원으로 옮겨 오랫동안 생활하신건 201311월 중순이다. 그런데 다시 스스로 걷게 해드리려는 욕심이 앞섰던 탓인지 운동을 너무 많이 하게 해드려서 인지 다시 수술했던 부위에 염증과 고름이 찬 까닭에 다시 20 여일을 병원 생활을 하셨다. 위기를 수차례 넘기기는 했지만 다행히 호전이 되어 길벗요양원으로 다시 오셨으나 다시 설사를 심하게 하신 탓에 이후 2차례나 제일병원에서 각 1달 가까이 입원하셨다. 다행하게도 요즘은 그럭저럭 지내신다. 언제까지 사실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아침저녁으로 식사수발하러 들어가면

아범아!”하고 반기시니 참으로 고맙기 짝이 없다,

적지 않은 이 나이에 아직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계시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러나 노인성 치매로 이젠 많은 걸 잊어버리고 사는 어머니 모습을 보는 건 참 쓸쓸한 일이다. 어쩌면 20년후 쯤의 내 모습을 미리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전문 치매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개발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까닭이다.

 

2014. 9.  

 

어머니 요양 간략일지

 

어머니는 2016년 내가 학교를 퇴직한 그 해 여름무렵 그동안 (약3년여)계시던 관봉초등학교 앞 길벗요양원에서 솔이 어미의 친구가 운영하는 금곡면 장생도라지 뒷편에 있는 서경요양원으로 자리를 옮기셨음

 

 

 

 

 

 

 

 

 

 

 

 

 

 

 

 

 

 

 

 

 

 

 

그리고 2019년 12월 19일 서경요양원에 계시던중 기도로 물과 음식물이 넘어가서 가래 끓는 듯한 증세가 심해 경상대학교병원응급실의 치료를 받고 진단결과 경미한 폐렴과 방광염증세가 있어 다음날 사천 집옆에 소재한 온요양병원으로  자리를 옮기셨다. (서경요양원은 21자로 퇴소함)

 

 

 

 

 

 

 

 

2020년 1월3일 온요양병원을 퇴원하고 사천읍내에 있는 사천중앙요양원으로 이거하고자 하였으나 퇴원하는 날 아침 병원의 관계자 2사람이 면담을 요청하며 요양원에 계시는 비용으로 병원에 계시기를 권유하므로 그렇게 하기로 하였음. 따라 2020년 1월3일부터 온요양병원 212호실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고 어머니는 미음에 여러가지 견과류를 넣어 간 음식을 먹여 드리면 그냥저냥 삼키시는 편이다. 다행히 변을 예쁘게 잘 본다는 간병인의 말을 전해 들었다. 

거의 하루 3번 매번의 식사시간에 맞추려니  힘든 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랴 싶어 그대로 하기로 한다.

 

2020년 8월4일

년초부터 번지기 시작한 우한코로나 바이러스 폐렴때문에 온 세계가 초비상 상태다.

떄문에 6개월여 병원 환자의 면회를 일체 거절하니 도리없이 면회를 못하게 되었다.

중간에 2번은 억지 면회를 한 적이 있기는 했다.

중국인 간병사로부터 어머니께서 급하다는 급한 전갈을 듣고 면회신청을 해서 1차례 면회를 했더니 콧줄로 투여하는 이유식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토해내며 설사를 한다고 하셨다. 아마 식사량이 많으셨던 것 같았다. 식사량을 줄여 드릴것을 부탁하고 배를 주물어드렸다. 또 허리 어깨등을 안마해드리니 한결 편안해 하셨다.

3일쯤 지난 후 다시 면회 신청을 했더니 간호사실에서 벌컥 화를 낸다. 억지로 면회를 해서 다시 안마를 해드렸다.

그랬더니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다시 기력을 회복하셨단다. 다행이다.

비록 치매로 온 세상을 잊고 계시지만

어머니께서 이 세상에 계신다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큰 힘이되고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