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몬드 2013. 2. 28. 08:33

思慕曲/ edmondus

 

바람 불듯 어느 날 홀연 떠나버린 이여!

당신이 있었던 그 자리 그늘이 너무 깊다.

 

그리운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가 당신에게 물이 들었기 때문이리라.

잊지 못하는 까닭은

내 몸 어딘가에 당신을 숨겨둔 비밀의 공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리라.

 

아이들이 모두 가버린 텅 빈 교실에서

바람부는 운동장에 쓸쓸히 날리는 노란 은행잎을 본다.

가을은 이미 깊었다.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꽃들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꽃이 피고 지는 이치와 사람이 사는 이치와 어찌 다르랴?

우리의 아름다운 날도 길지 않았다.

 

살아 숨 쉬는 일도 행복이란 걸 알 수만 있다면

그까짓 가슴에 품었던 무겁고 가벼운 많은 짐들을

던져버리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려웠을까?


그래도 아득한 일이다.

나 역시

모두를 던진다해도

그대 없이 홀로 가는 길은 … … .




 

 

 

 

 

 

                                           

내안에 우는 눈물 - 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