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벗어 걸어 둔 곳/모노로그(獨白)들.........
남사 예담촌에서 /edmondus
에드몬드
2012. 12. 16. 02:23
남사 예담촌에서
옛집들이 하루가 다르게 다른 모습으로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요즈음이다.
그러나 애써 편리한 것을 외면하면서 전통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보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지리산 자락에는 고집스런 사람들이 많다.
사람만 그런 게 아니다.
풍경도 그렇다.
오래된 것을 더 아끼고 가꾸는 山淸사람들의 정서가 예사롭지 않다.
山淸은 옛부터 그래온 사람들이 사는 곳.
예담촌은 옛 담이라는 의미를 가진 마을이다.
전통가옥을 잘 보존하고, 일부러 찾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지리산 초입의 이 작은 마을이 유난히 정감 있고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해묵은 담장 너머 엿볼 수 있는 우리 조상들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아직까지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남사 예담촌은 고풍스런 담이 잘 보존된 몇 안 되는 마을로 이름이 높다.
돌담길을 걷다보면 굽어진 골목길 한 모퉁이 담장 너머에서 그 옛날 선비들의 헛기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아이들도 예담촌에서는 개구쟁이가 된다.
묵은 이 마을에 생기가 도는 건 아이들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아버지라고 했던가?
오랜 만에 예담촌 골목에는 아이들이 달리는 왁자한 소리에 사람사는 냄새가 났다.
2010년 여름 남사 예담촌 泗陽精舍에서 몇자 쓰다.